제자의 길
마태복음8:14-22
예수님이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축출하는 것을 보았던 군중들은 밤낮 없이 떼로 몰려와서 예수님을 에워싸고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보시고“ 그곳을 떠나 호수 건너편으로 가시고자 합니다. 낌새를 알아차린 한 서기관이 자신을 제자 그룹에 끼워달라고 자원합니다.(18-19절) 서기관은 백성들로 선생이었으나 자신의 선생으로 예수님을 따르고 한 것은 아주 특별한 일입니다. 이런 사람을 제자로 영입하는 것도 괜찮아 보이지만 주님께서는 그를 따르려는 이 사람에게 오히려 찬물을 확 끼얹어버리십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십니다.(20절) 머리가 비어있고, 교활하고, 파렴치하고 머리를 땅에 대고 끙끙대며 살아가는 여우같은 인간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주님을 따르는 제자는 세상에서 머리 둘 곳도 없으니 각오하고 따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사람은 이 세상에 머리를 두고 사는 자가 아니라 오직 위엣 것을 바라며 하나님께 마음을 두고 사는 자입니다.
그때 12제자가 아닌 또 다른 제자의 무리중에 한 사람이 나와서 아버지의 장사를 치르고 주님을 쫓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항상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면도를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차를 끓일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숨차게 운동을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신문을 볼 것입니다. 이런 일상적인 아침 일과를 누군가 강제로 막을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침 일과를 갑자기 망칠만한 일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주 나쁜 소식을 접할 경우에 대부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가족이 사고를 당했다거나, 자신이 갑자기 아프다거나, 또는 누군가 사망했다거나 할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대형 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아침 일찍 받는다면, 아침에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을 중단할 것입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고 서둘러 나갈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경건한 유대인에게 가장 엄숙하고 신성한 아침 일과는 기도를 드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랍비들의 가르침에 따르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아들은 장례를 제대로 치러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그 의무는 너무도 막중해서 다른 어떤 일보다도, 심지어 기도 드리는 것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오라고 하셔야 했습니다. 예수님이 "그래 물론이지. 가서 그것부터 해야지. 그다음에 와서 나를 따라라"고 대답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복음서 이야기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죽은 사람들의 장례는 죽은 사람들이 치르게 두고, 너는 지금 당장 나를 따라야한다"고 하십니다. 그 사람의 아버지가 실제로 돌아가셨는지, 노쇠해지고 병세가 악화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미래에 행할 의무를 이용해서 예수님을 따르는 일을 어느 정도, 아마도 몇 년 정도 미루려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자신이 유산으로 받아야할 유산은 꼭 챙겨야 한다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건강하여 앞으로 5년을 더 살는지 10년을 더 살는지 기약이 없는 일이며, 주님 부활 승천하신 이후 일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로 헌신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입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을 따르고 싶지만 그 일이 우선은 아닙니다. 이미 죽은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사가 누구에게 먼저 가야 하겠습니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장례식은 주님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주님의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죽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일과 예수님과 함께 하는 일은 내가 세운 계획이 무엇이건 간에 주님을 따르는 일이 우선되는 일이어야 합니다.
■신석장로교회 박근상 목사
■자세한 것은 유튜브 [박근상매일성경]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일을 즐거워 하는 것
골프장에서 골퍼와 캐디는 반나절에 보통 10km쯤 풀밭을 걷게 된다. 그런데 똑같이 걷는데 골퍼는 돈을 내고 걷지만 캐디는 돈을 받고 걷는다. 그런데도 골퍼는 상쾌한 기분에 건강이 좋아 졌다고 하고 캐디는 몸이 찌뿌듯하고 힘들다고 한다. 똑같은 운동량으로 똑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런 차이가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골퍼는 운동했다고 생각하고 캐디는 노동했다고 생각하는 차이 밖에 없다. 꼭 같은 일을 해도 즐기는 자와 단순히 노동으로 하는 자는 다르다. 즐기는 자는 아무런 대가를 구하지 않으며 오히려 큰 대가를 치르더라고 그 일을 한다. 그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일을 주신이도 하나님이시오 내게 소원을 주시고 그 일을 하게 하시는 이도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일 자체가 은총이다. 생각이 바뀌면 의미가 바뀌면 삶이 즐거워진다.
-오늘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