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무엇인가
- 주기도문기도운동
- C 2020년 9월 21일 오후 05:58
- e 186
<진리가 무엇이냐?>
아마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질문일 것이다. 빌라도의 이 질문은. 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질문이다. 특별히 기독교 신자에게 더욱 중요한 질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진리라고 말씀하신 까닭이다.
진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대개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그것은 사실이어야 하고, 둘째 거기서 이끌어낸 해석과 추론이 정당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리를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확정된 사실로부터 정당하게 이끌어낸 해석과 추론.
예수님의 말씀이 진리인 이유는 그 모든 내용이 사실에 근거해 있고, 그 사실이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해석과 추론을 이끌어 내어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공부할수록 놀라운 것이 이것이다. 당시 유대교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는 사실에 근거한 추론이었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꾸짖음은 그들이 실제로 한 일에 대한 평가였다. 예수님께서 만나신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진리라고 알고 믿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나라와 구원에 대한 모든 교훈도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추론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확실히 알고 믿는다.
이것과 관련하여 최근에 내가 고민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였다. 처음 그에 대한 언론 보도가 쏟아졌을 때 나는 그가 좀 위선적으로 보였으며 별 수 없는 죄인이라는 정도의 평가를 내렸었다. 그런데 또 다른 언론에서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어느 정도 공통 분모가 있는 위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면 모르겠는데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반대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사실에 접근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내가 취한 정책은, 섣불리 어느 한편의 말을 믿지 말고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판 결과를 보고 나의 의견을 형성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을 모르면서 아무리 어떤 견해를 형성해 봐야 뒤에 사실이 뒤집어 지면 다 꽝이잖은가?
그런데 최근에 1심 재판에서 조국씨의 동생 조권씨 관련 판결이 나왔는데 엄청 떠들던 언론의 보도가 거의 근거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나는 아마 언론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 물론 아직 다른 쟁점들이 남아 있고 2심, 3심이 남아 있으니 최종 판단은 아직 유보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조국 사태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언론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 계속 주목하고 있다. 사실 관계가 확정되고 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나도 좀 더 확실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미애 장관 아들 병역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양편에서 전혀 상반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그게 군대 문제이고, 나도 현역으로 33개월 군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어떤 것들은 말도 안된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엊그제 채널A에서 보도한 병장회의 이야기는 하도 황당하여 혹시 그 언론사가 고도의 농담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지만, 결국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나는 오늘날과 같이 혼란한 시대에 신자들이 좀 더 진리에 근거해서 행동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진리인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에 현혹된다면 진리인 예수님을 욕보이는 행동이 아닌가.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의도적으로 민의를 호도하려 한다면 저질스러운 잡것들이 언론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무능한 것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언론과 그들의 보도는 한국 언론에도 미래가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결론적으로, 진리를 따르려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거기서 정당한 추론을 해야 한다. 사실 관계가 분명하지 않으면 결론을 유보하는게 상책이다. 결론을 유보하고 끝까지 그 문제에 천착하여 진실에 도달해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한다. 이런 국민이 많으면 언론이고 검찰이고 억지를 부리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릇된 사실을 근거로 한 그릇된 인상을 사실로 오해하고 살 수 있으며, 그렇게 진리에 근거하지 않은 사회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다. 거짓 뉴스가 준동하는 이런 시기에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