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만남


대통령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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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생각할까?>

오늘 한국교회 교계 지도자들과 대통령의 청와대 간담회 석상에서 오간 내용은, 가히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한국교회의 수준은 딱 그 지도자들 수준이다. 절대로 그 수준을 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대통령과 교계 목사 간 간담회 핵심대화 내용을 한번 들여다보자.

1.
대통령은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던 국민 삶도 무너지고 있다” “8·15 광화문 집회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는데,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됐으면 적어도 국민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정부의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정부 방역 조치에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서 “광복절 집회 자제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일부 교회가 집회를 강행해 코로나 전국 확산의 도화선이 되고,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나라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나는 대통령의 위딩은 국민들의 교회를 향한 안타까움과 실망과 분노를 대변해서 표출한 것이라 생각한다. 

2.
이에 대해,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대통령에게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수 없다” 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은 “국가가 신앙을 표현하고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 객관적인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들도 인정하셔야 한다.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다”라며 답변했다. 

3.
이외에도 합동교단의 김종준 총회장은 “교회를 일괄적으로 제재하면 안 된다” “확진자가 나온 교회를 제재하고 모범적으로 잘 방역을 지키는 교회는 방역을 더 잘 지키며 예배를 잘 드려야하지 않겠느냐고”, “숫자도 일괄적으로 하지 말고 예배당 평수나 좌석 인원수에 따라 서로 협의를 거쳐 예배를 드리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한다. 사실상 대면예배 강행의지를 내비친 표현이다. 

나는 오늘 간담회에 대해, 오늘 같은 한국교회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도 있는 좋은 회담 기회에서, 한국교회의 대표들은, 헛발질만 하다가 오히려 KO펀치를 맞고, 다시 세상 사람들, 우리 국민들 앞에서 명분과 실리도 다 잃고, 국민들에게 안타까움과 실망과 분노만을 더해주는 간담회가  되고 말았다고 생각한다.

4.
오늘 교계를 대표한 인사들의 말 속에, 한국교회의 현주소와 자화상이 함축되어 있다. 한국교회를 영업시설 취급하지 말아 달라. 일괄적 제제 말고, 방역을 더 잘 지키며 대면예배를 계속 드려야 하지 않느냐고 할말 다하고 왔다. 한교총을 대표하는 분과 한 대형교단의 총회장께서 말한 거기에 대해, 과연 우리 이웃들, 세상 사람들은 뭐라 말하는지 들어보자. 

17,000개가 넘는 댓글의 내용을 훝어보면, 그들의 오늘 청와대 만남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요약해보면, 영업방해, 바이러스, 혐오집단, 자유아닌방종, 영업집단, 사업장, 이기집단, 종교사기, 개사이비, 테러집단, 돈에환장, 강력처벌 등등의 말들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답하겠는가? 그들 눈에 지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이 그리 보였다면, 그들의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입이 천개 만개라도 할 말이 없다. 나는 세상 사람들을 통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탄식으로 들려진다.

5.
나는 누가복음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 대한 예수의 말씀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해석하지 못하며, 바로 적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지금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다니 통탄을 금치 못한다. 이번 간담회는, 그들은 대통령의 한국교회를 향한 협조요청과 국민들의 소리를 들으러 가지 않고, 교회의 예배강행의 주장만을 강변하려 간 회담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이걸보고, 우리 국민들과 이웃들은 교회를 향해 뭐라 말하겠는가? 국민들을 대변하는 최고통치자로서, 대통령의 일련의 말씀속에는, 국민들의 한국교회를 향한 안타까움과 간청이 동시에 담겨져 있다. 이것을 정작 지도자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교회의 비극이다.

그런데, 그들은 대통령과 국민들의 말은 대충 흘러 듣고, 그동안 한국교회에 자리 잡고 있는, 예배는 생명이며, 목숨걸고 지켜야 한다는 자기들의 종교적 신념만을 주입시키고, 교회의 입장만을 더 강변하고 돌아오는 꼴이 되었다. 필자가 지난주 포스팅했던 필리핀 교회협의회의 발표문에 비해 너무도 유치하고. 수준차가 느껴진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민낯을 보니 씁쓸하기만 하다.

6.
하나님이 없는 예배, 하나님이 부재하는 예배, 하나님이 임재하지 않은 예배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나는 요즘 한국교회를 생각하면, 하나님이 안 계시는 곳에서, 사람들만 모였다가, 자기도취, 자기 카타르시스 해소, 셀프 엔터데인먼트만 즐기다가 또 해산하는 그런 공허한 예배당, 빈 소리만 요란한 교회당이 그려진다. 사람들의 웅성함과 요란함만 있는,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예배, 말 그대로 인본주의의 예배로 전락한 한국교회 예배의 실상이다. 하나님의 사랑계명보다 ‘예배에 목숨 건다’는 그들은, 그들만의 종교적 신념과 예배의식에 목숨 걸 뿐이다.  

7.
진짜 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예배 그 의식자체에 목숨 걸지 않는다. 하나님 그 분의 얼굴과 임재와 영광을 구한다. 오직 인격적인 하나님의 임재만을 추구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긍휼을 구한다. 시간이나 때우고 종교적 의무감에서 사람들에게 눈도장이나 찍고 오는 식의 예배는 단호히 거부한다. 지금 한국교회의 전염병 상황에서 대면 예배의 강행은, 인간의 이념화되고, 신념화된 이즘, 주의, 즉 '종교적 신념'이자 '예배절대주의', '예배만능주의' 우상이지 예배가 결코 아니다. 성경 구약과 신약 곳곳에는, 하나님은 그런 예배를 역겨워하시고, 가증하게 여기시며, 거부하시는 것에 대한 기록과 가르침들로 꽉차있다. 

8.
아마, 오늘 청와대를 다녀온 지도자들은 밖에 나와서, 나는 대통령에게 할 소리 다하고 왔다. 그런 의협심과 소영웅주의의 태도를 보이며, 우쭐해 할지 모른다. 나는 대통령하고 그래도 맞장 뜬 사람이라고, 돌아가서 주변목사들과 교인들에게 자신의 무용담을 늘여놓은 소재로 쓸지 모르겠다. 당신 가문의 영광으로 나는 이래뵈도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한국교계를 대표한 지도자로 부름 받아, 청와대에 들어가 선물도 받고, 사진도 찍었다고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대한 부수적인 신변잡기를 늘여 놓을지 모른다. 

9.
하지만, 오늘 한국교회를 대표한 지도자들은, 이렇게 했어야 한다. “대통령님!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노고가 많으시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최근에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난 일들, 덕스럽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들, 저희가 대신해서 오늘 사과드립니다.” 이러면서, “정부의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비대면 예배 협조요청에 한국교회도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이 결론으로 나와야 한 회담이었다. 어느 누구보다도 대통령을 이해해주고, 협력해주고, 격려해주고, 기도해주고, 정부의 국가적 재난인 전염병 극복에 협력에 주어야 할 곳이 바로 교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10.
교회는 일반시설이나 단체정도가 아니다. 세상의 기관이나 시설과 단체 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윤리와 사랑을 실천하는데 본을 보여야 할 곳이다. 그런데 교회를 영업시설 취급하지 말라고 했다니, 대통령이나 정부는 그렇게 취급한 적이 없다. 그 말은 정부나 대통령이 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근원지이다. 

그동안 교회가 얼마나 많이, 카페나 식당은 뭐라하지 않고, 교회만 가지고 난리냐고 했던 말에서 시작한  것이다. 한국교회 스스로 교회의 위상과 수준을 영업하는 사업체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자존감을 버려버리지 않았던가! 그래서 세인들로 하여금, '너희들 입으로 교회가, 스스로 주식회사 사업장과 영업소임을 실토하고 만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11.
오늘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대통령님 걱정 마십시오. 우리가 돌아가서 한국교회를 향하여, 교계대표 기구에서, 국가적 방역시책에 적극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겠습니다. 대통령님 한국교회의 이 코로나 일로는 이제 더 이상 걱정 안하시도록 저희가 적극 돕겠습니다. 오늘밤부터라도 이제 교회는 걱정 마시고, 잠 편히 주무십시오.” 그리고 돌아와서 한국교회와 교우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코로나가 줄어들고 가시적인 안정권에 접어들어, 정부가 거리두기를 다시 하향조정할 때까지 한국교회는 앞으로 대면예배에서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여,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각 교회 목사님들과 교우님들은 적극 협력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발표문이 나와야 한다. 이게 정상이다. 

12.
내가 만약 청와대에 한국교회의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들어갔더라면, 다른 말 하지 않고, “우리들은 단순히 지역에서 교인들을 돌보고, 목회하는데도 고달픈 일이 많은데, 대통령께서는 국정을 살피고, 국민들을 돌아보느라 얼마나 노심초사 하십니까?” 위로해 드리고, “그저 심려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본을 못 보여드려 송구하다고, 한국교회가 대통령과 정부와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앞으로 적극 협력해드리겠다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돌아왔을 것이다. 

13.
그리고 정한 간담회를 다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설 쯤 해서, 나는 대통령 곁으로 갈 것이다, 그러면서 “목사님들 이리 다 모이쑈. 일단 대통령님은 의자에 앉아 계시지요, 목사님들 일단 대통령님과 1.5미터 거리를 두고, 삥 둘러서십시오. 어느 때보다도 힘들게 대통령 수행하고 계신 우리 문대통령님 위해, 우리나라와 국민들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데, 마스크는 쓰고, 큰 소리로 하지 말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간절히 기도 해드리고 돌아갑시다” 

이렇게 각본에도 없고, 계획에도 없는 기도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가 없는 평상시 같았으면, 두 손을 잡고 기도해드리고, 대통령님 힘내시라고 귀에 속삭이면서, 한 번 꾹 안아드렸을 것이다. 

14.
대통령도 사람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으시겠는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를 향해 확성기 틀어놓고, 문재인 이새끼 저새끼 하던, 그 망나니 같은 광신도 무리들도 국민이라고 마냥 참고, 가슴으로 품었던 대통령, 그 마음에 왜 서운함과 섭섭함이 없겠는가? 자신을 빨갱이로 공산주의자로 올가미 씌워 공격할 때, 속으로는 얼마나 아프시겠는가! 

그런데 한국교회 목사님들이, ”대통령님,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고, 우리들이 다 알고 있다고, 우리 하나님도 대통령님 마음 다 아시고, 위로해주시고, 갚아주실 것이라고” 하면서, 간절히 기도해드린다면, 그동안 쌓인 업무의 중압감, 스트레스, 상처들과 아픔들이 상당히 치유되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아마 대통령도 울고, 그 자리가 감동의 눈물바다가 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상상해보았다. 이 사실이 우리 국민들에게 전해졌다면, 아마 우리나라 전체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한 극우, 수구, 토왜 광신도 무리들을 빼고는 말이다.

15.
그런데 너무도,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아프고, 슬프게도 한국교회의 종언을 고하는 간담회로 끝나고 말았다. 

과거 독재정권에는 찍소리도 못하고, 알아서 기고, 그렇게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용비어천가를 부르던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독재에 맞서 온갖 핍박과 박해속에서도 희생하며, 이 땅의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한, 민주개혁 정부를 향해서는 말도 안되는 교회탄압 운운하며, 오히려 지기들이 대통령과 현정부를 핍박하는, 이 억울하고 이 기가막힌 역사의 아이러니가 또 어디있다는 말인가! 

그들은 오늘의 간담회를 통하여, 한국교회, 그리스도인, 신앙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마저 송두리째 발로 차버리고, 너무도 허망하게 돌아오고 말았다. 한국교회를 개먹과 개독으로 만든 장본인들인 목사들 자신들의 자존심을 세울 기회마저도 허공에 날려버린 슬픈 귀환이 되고 말았다.

16.
나는 오늘 회담을 마치고, 교계 지도자들을 돌려보낸 이후, 대통령은 과연, 한국교회를 어떻게 생각할까? 묵상해 보았다. 오늘 청와대 간담회 모임에서, 그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통해, 한국교회의 실상을 보았을 것이다. 그가 속에 담고 있는 생각과 이후 참모들과 무슨 얘기가 오갔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대통령은 오늘 한국교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의 불미스런 일들로 인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에서 단 1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그래도 다를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지도자들 수준이 일반 신자들 수준보다 못한 것을 보고, 창가에 우둑하니 서서, 청와대 잔디밭을 보며, 한국교회의 암담한 내일을 걱정했을지 모른다. 

먼 이역만리 타국에서, 무너져가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정녕, 한국교회에는 소망이 없는가! 아 아, 슬프도다 나의조국 한국교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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