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
- 주기도문기도운동
- C 2020년 6월 1일 오후 06:37
- e 184
하나님의 나라 이야기가 나온 김에 . . .
신자가 된다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신자의 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 성경은 최후로 하나님 나라 백성에게 그 나라의 성격과 이념과 삶의 규칙을 가르치는 책이다.
모든 지식이 그렇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분명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이해함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것 중의 하나는 그 나라의 왕과 그가 하신 일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나라는 어떤 의미에서 그리스도 자신이기도 한 까닭이다. 최후로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통일시켜 그 분이 모든 것 위의 모든 것이 되는 것이 그 나라의 목표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배우는 일을 그 나라 백성이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그리스도와 그 나라의 백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하나님 나라 백성이 그 나라의 왕과 맺는 관계는 세상 나라의 백성이 그 지도자와 맺는 관계와 다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그 나라의 왕이신 그리스도와 생명으로 연합한다. 그러므로 그 나라의 백성은 그리스도와의 생명의 연합을 통한 유기적 통일성을 형성하게 된다. 모든 백성이 서로에 대해 한 몸의 다른 지체라는 이해를 형성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그런 유기적 이해를 통해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모든 지체에게는 역할이 있을 뿐이지 높고 낮음이 없다. 심지어 그 나라의 왕이 백성을 섬기는 종의 위치를 취하신 나라이니 거기서 무슨 높고 낮고를 따지겠는가.
이 생명의 연결과 통일성을 성도의 교통이라고 부른다. 성도의 교통이 어떤 시기 어떤 지역에서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지교회이다. 교회는 생명으로 연합된 일군의 사람들이 이루는 사회이며 따라서 사랑이 그들을 묶어주는 끈이 된다. 이 교회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을 살도록 국민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역할을 한다. 거기서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배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며, 다른 사람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훈련을 받으며, 공평과 정의를 추구하는 심성을 양성한다.
이렇게 교회가 생명의 유기적 연합으로 존재하고 그것을 가시적인 사회 현상으로 드러냄으로 교회는 세상을 위한 복의 도구가 된다. 원래 모든 사람은 생명의 유기적 연합을 이루는 사회로 존재하게 되어 있었다. 온 인류가 한 사람 아담의 혈연적 후손으로 존재하는 데서 그것을 추론할 수 있다. 타락으로 인해 파괴된 이 유기적 공동체의 이상이 그리스도를 통한 영적 생명의 유기적 공동체의 모습으로 성취된다. 교회는 인류가 마땅히 도달해야 하는 인류 존재의 이상을 교회에서 이루고 그것을 세상에 증거하므로 세상이 그것을 따르게 해야 한다.
교회는 생명의 유기적 연합으로 존재함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를 이룰 뿐 아니라 이 세상이 그런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사회의 소외된 자와 약한 자를 돕는 것이다. 간헐적인 지원으로 시혜를 베풀 듯이 돕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을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고쳐야 한다.
그 시스템이 어떤 모습일까? 모세 율법에 이미 그것이 충분히 가르쳐졌다. 모세 율법은 이스라엘이라는 민족 사회, 곧 구약적 의미의 하나님 나라의 규칙이다. 그 규칙의 목적은, 이스라엘에서 시작되어 온 세계로 퍼져 나가서 온 세계의 규칙이 되는 것이었다. 구약 이스라엘은 믿음이 없어서 그것을 못했지만, 신약의 교회는 그리스도에 대한 참 믿음을 가지고 그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필자의 책 신명기 강설집을 참고하기 바란다. 현재 두 권이 출판되었고 (<홍해에서 요단까지>, <땅에 기록된 하늘의 법>) 곧 세 번째 책이 나올 예정이다.)
신자가 된다는 것은 이렇게 뚜렷한 삶의 목표를 가지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의 영광스러운 사명감이라고 할 만하다. 하나님을 알고 믿을 뿐만 아니라 믿음을 더욱 굳게 해야 하는 것은, 죄악의 강력한 저항을 극복하고 그 사회를 밀고 나가기 위함이다. 우리가 그 사회를 이루고, 우리가 떠나면 우리의 믿음이 후손이 그 자리를 넘겨받아 밀고 나가고, 그들 이후에는 또 그 후손이 밀고 나가서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그 나라의 백성으로 살면서 그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현세에서는 그 힘든 일을 수행하고, 영광과 행복은 다음 세상으로 미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