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만남


곶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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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 감 인생

                           황 용 대

지금은 쪼그라진 
노인처럼
모양은 그렇고 그헣지만

젊은 시절 
윤기나는 얼굴로 산 적이 있었다

청년 때는 발랄한 노란색

중년의 잘 나갈 때는
붉어가며 익어가는 매력으로 
늦가을에
수많은 사선을 꿀기도 했었지

다른 과일은
나무에서도 떨어지는 순간
운명이 끝난 듯 존재한다

곶 감만은 후반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처마 밑에 매달려
찬서리, 세찬 바람, 따가운 태양열

단 맛 내는 과정은 
혹독한 훈련이다

몸매는 무너져 휘어자고
쭈글 쭈글 주름 얼굴로 변하고

검은 머리 흰색으로 덮이듯
속에서 나오는 분은
하얗게 곶감을 에워싸고

감보다 더 달콤한 맛으로
숙성되어간다

단맛 귀하든 그 옛날
호랑이 위협도 못 그치게 한 
어린아이 울음
곶감 하나로 뚝 그치는 위력
멋진 동화는 아직도 유쾌하고

'곶감 빼먹듯 한다"
얼마나 귀했으면
하나씩 빠져나가는 아쉬움이
속담이 되었을까!

노년기로 산다는 것은,

지난날 
세월이 혹독하어
비바람 찬 서리 같은 세월
그 속에서 익어진 삶

이제는 단맛 나누는 
곶감 인생 되어야 하리

곶감 소중히 간직하듯
한마디의 말 소중하고
하루씩 줄어드는 남은 삶

하늘 뜻 단 맛이 된 
묵상 세계
영혼 세계를 채워 가고

곶감 빼듯 하나씩 
주변에 나누며 살아가는 삶

겉은 비록 초라해졌으나
속은 숙성하여 새로와졌으니

후반전 단 맛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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