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황 용 대

              꽃샘추위

                              황 용 대

길 떠나든 겨울 추위가
멀리 갔는가 했는데
다시 돌아와 문을 두드린다

봄이 꽃과 함께 다가오는 것이
그렇게도 질투가 나는가

벗으려 하던 두툼한 외투
다시 입고
싸늘한 바람과 마주한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변덕스럽다
긴 겨울에는 
얼마나 손을 비벼가며
친한척했던가

입춘이 지나자
겨울이 떠난다고 좋아했더니
화가 잔뜩 난 모양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내 가슴에 파고들며
'인생 그렇게 살면 안 된다'
회초리로 때린다

하얀 눈 좋아한다며...
겨울 낭만을 사랑하는척했던 마음,
오늘은 들키고 말았다